며칠전 연합뉴스 영문판에 제가 쓴 기사를 한글로 옮겨봅니다. 제가 쓴 기사를 번역해서 올리려니 쑥스럽기도하지만, 추석과 함께 더 많은 분들과 좋은 선물같은 소식을 나누고자 남깁니다. 번역이 서툴지만 직역보다 전체적 맥락에 맞도록 노력했습니다.
(연합 피쳐) 어느 서울 셰프의 맨하탄으로의 도약
많은 뉴요커들이 늦은 여름휴가를 보내기위해 도시를 떠난 8월의 마지막 주, 임정식 셰프는 트라이베카에 곧 오픈할 뉴 코리안 스타일 레스토랑의 막바지 준비로 한창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어느 오후, 불과 몇시간 사이에 그는 소말리에와 와인 테이스팅을 하며 와인 리스트를 완성하고, 수셰프들과 새로운 메뉴에 올릴 음식을 조리하며 수정하고, 키친에서 일하고자 하는 지원자가 일하는 모습을 주의깊게 지켜보며 매니저와 레스토랑의 여러가지 디테일에 관해 상의했다.
임셰프는 일년 전에 지금 이 장소에 임대계약을 했다. 이곳은 뉴욕의 전형적인 레스토랑인 샨터렐(Chanterelle)이 자리했던 곳이기도 하다. 공사 지연, 허가 문제등 셀수도 없는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드디어 9월 12일 프라이빗 패션 파티와 함께 그의 첫 뉴욕 레스토랑 정식(Jung Sik)의 문을 연다.
이제 레스토랑 오프닝는 더이상 뉴스거리가 되지않지만, 이 '정식' 오픈은 올해 한국으로부터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한국정부의 후원으로 뉴욕에 대표적인 한식 레스토랑을 짓는데 대한 논의와, 한국 기업들의 고급 한식 레스토랑에 관한 계획의 실질성 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의 정식당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을 가진 33살의 임셰프가, 그의 계획을 실행한 처음이 되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맨하탄에 파인 다이닝 코리안 레스토랑을 연 첫 셰프이다. 한국인으로서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는 셰프를 대표하기도 하지만, 또 최근에 미국에서 자신들만의 한식의 해석으로 주목받는 한인교포 2세 셰프들과 공통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임셰프는 군대 취사병의 경험을 시작으로 전문적인 요리 트레이닝을 거쳤다. 군대에서 자신의 요리에대한 열정을 알아차린뒤, 그는 떡집, 술집, 빵집등의 다양한 주방에서 시간을 보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몰랐어요. 그냥 음식에 대해 뭐든 배우고 싶었어요,"라고 그는 인터뷰중 말했다. 결국 임셰프는 2003년 미국의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CIA)에서 공부하게 되었고, 학교에서 요리에 대해 배우기도 했지만, 학교생활 이외 친구들을 위해 요리를 하며 배워나갔다. 그는 또 미래의 정식당에서 같이 일할 많은 동료들을 CIA에서 만나기도 했다.
뉴욕의 아쿠아빗(Aquavit)과 불레이(Bouley)에서 인턴십을 거친뒤, 그는 유럽으로 맛기행을 떠났다. 영국, 이태리, 프랑스의 미셸랑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꿈을 이루고, '나도 할수있다'라는 자신감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갔다.
임셰프는 2007년 다시 유럽으로 건너가 스페인의 주베로아(Zuberoa)와 아켈라레(Akelarre)에서 인턴십을 하며 시간 나는데로 여러곳에 맛기행을 다녔다.
다른 많은 교포2세 셰프들의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임셰프의 부모도 그의 요리에 대한 열정을 인정하지 않았다. 임셰프가 그의 첫 레스토랑 정식당을 준비하기 시작했을 때 드디어 부모님은 그가 "빨리 실패해서 사회의 쓴맛을 보고 정신차리길"바라며 마지못해 받아들였다.
그러나 말할 필요도 없이 그의 모험은 성공적이었다. 정식당이 2009년 1월에 오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의 바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것이었다. 그만의 영역에서 그는 한식과 양식의 조리법, 재료, 맛을 조화롭게 이용한, 그의 창의력과 모던 한식에 대한 해석이 돋보이는 음식들을 자유롭게 선보일수 있었다.
정식당은 또 호텔 레스토랑이 파인 다이닝의 영역을 장악하고 있는 서울에서, 디저트 메뉴, 세련된 와인 초이스, 그에 걸맞는 서비스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셰프 오너가 운영하는 파인 다이닝 코리안 레스토랑의 선두에 서게 되었다.
정식당이 문을 열고 일년 뒤, 아시아 지역의 레스토랑 랭킹을 발표하는 싱가폴 밀스 가이드의 2010-2011년판에 서울의 톱 5 레스토랑중의 하나로 선정되었다.
임셰프와 그의 레스토랑이 유명세와 인기를 타면서 의문과 비평도 함께 따랐다. 많은 이들이 그의 '한식'의 정체성에 의문을 던졌고, 어떤 이들은 정식당을 '코리안 레스토랑'이라고 소개하는데 어리둥절해 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의 음식을 이루는 요소 하나하나를 분석해서 어떤종류의 한식인지 분류하려하고, 또 다른 이들은 그의 음식이 한국음식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있어, 그는 그다지 크게 신경쓰지 않는듯하다.
"저는 그냥 제 나름대로의 한식을 하는것 뿐이예요,"라고 그는 말한다.
임셰프는 그의 음식과 레스토랑등 몇가지 중요한 토픽에 집중하고, 나머지 것들에 대해서는 느긋한 태도를 보인다.
그의 첫번째 레스토랑 이름인 정식당 마저도 그의 이름 '정식'의 익살스러운 표현이기도 하다. 한국어로 '정식'이란 단어는 일정한 가격에 파는 코스요리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식당'은 레스토랑이란 뜻이지만, 일반적으로 기본에 충실하고 소박한 레스토랑을 칭한다.
그는 이중 어떤 하나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을까? "그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라고 그가 차분하게 대답한다.
자국에서의 성공에 이어 뉴욕 새내기로서 흔치않게 뉴욕 미디어에서 벌써 많은 주목을 받은 그이지만, 그는 또 뉴욕의 치열한 레스토랑 경쟁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 그는 바깥에서 부풀려진 관심과 기대에 동요하지 않는듯하다.
"그런걸 신경쓸수가 없어요. 그냥 제가 하는걸 하는거고, 그 다음은 지켜볼뿐이죠."
그의 뉴욕에서의 시작은 그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것들과 함께한다. 코스 메뉴와 '오감만족 삼겹살'등의 시그니쳐 디시등 서울의 정식당 콘셉트의 많은 부분을 뉴욕의 정식으로 가져왔다.
그는 또 그가 아는 최고의 팀과 정식을 오픈한다. 레스토랑 매니저, 소말리에, 페이스트리 셰프, 수셰프를 포함한 뉴욕팀의 상당수가 처음 CIA에서 만났거나 서울의 정식당을 처음부터 함께한 이들이다.
임셰프는 진공팩을 이용한 '수비드'쿠킹, 폼 등의 모던 테크닉을 선보이는 반면, 어머니의 레시피로 직접 김치를 만들기도 한다. "물론 저의 어머니가 레시피를 가지고 있지는 않으셨어요. 어머니가 '이거 조금, 저거조금' 말씀해 주시는걸 듣고 제가 레시피로 만들었죠."
정식은 바를 포함해 60석이 마련되어있고, 'create-your-own' 5 코스를 $125에 선보이는 디너 서비스로 시작한다. 정식만의 독특한 코스는 한식에 있어 근본적인 중요성을 의미하는 쌀이 그의 기발한 창의력과 만나는 '밥' 코스이다.
임셰프는 정식의 오픈으로 한창 바쁜가운데에도 더 먼 미래를 염두에 두고있다. 그는 그의 캐주얼한 레스토랑 '안주'의 콘셉트를 뉴욕에 가져오고 싶다고 말한다. 나중에 싱가폴, 홍콩, 샹하이, 도쿄, 파리에 레스토랑을 열고 싶다고도 한다.
많은 기대 속에 드디어 문이 열리고, 그 다음에 어떻게 될지는 사실 알수가 없다. 전통적인 요리법과 새로운 요리법의 만남, 접시에 아름답게 표현되어지는 그의 상상력,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꼼꼼함을 포함한 정식당 성공요소의 많은 부분이 맨하탄의 파인 다이닝에서는 기본으로 받아들여지는것에 대해 필자가 질문했을때, 그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그럼 남은건 맛이네요. 그걸로 가야죠."